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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건 多 모였네… 가볼 만한 벼룩시장

서경이 2007. 5. 3. 14:36
《19세기 말 유럽에서 처음 등장했다는 ‘벼룩시장(flea market)’. 벼룩이 들끓을 정도의 고물을 판다는 뜻에서 벼룩시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물론 지금의 벼룩시장에 벼룩은 없다. 이웃끼리 필요 없는 물건을 교환하고, 때로는 연륜이 묻어나는 명품을 싼값에 건지기도 하는 기회의 시장으로 각광 받는다. 영화 ‘노팅힐’의 배경이 된 영국 런던의 포토벨로마켓을 비롯해 미국 뉴욕의 헬스키친벼룩시장,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 드 클리냥쿠르, 일본 도쿄의 요요기공원 벼룩시장 등은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꼽힌다. 국내 벼룩시장은 최근 몇 년간 규모나 수효 면에서 해외 못지않게 성장했다. 벼룩시장의 종류도 일반인이 쉽게 판매할 수 있는 곳부터 전문상인들이 테마별로 물건을 파는 곳까지 다양하다. 서울에서 가볼 만한 주요 벼룩시장을 알아보자.》

○ 독특한 패션소품을 찾는다면

홍대 앞 희망시장은 아트 벼룩시장으로 유명하다. 홍대 앞이라는 지역 특성에 걸맞게 판매자들의 옷차림도, 그들이 들고 나온 물건도 모두 ‘예술적’이다. 수공예 액세서리가 주를 이루고 독특한 디자인의 의류와 가방, 인형, 소품 등이 매물로 나온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물건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주최자가 달라 토요일은 프리마켓, 일요일은 희망시장으로 불린다. 홍익대 정문 앞 놀이터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1∼6시에는 프리마켓이, 일요일 오후 2∼6시에는 희망시장이 열린다.

강남구 압구정동 ‘노리마켓’에 가면 연예인들이 내놓은 물건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매주 토요일 오후 1∼5시에 압구정동 뮤직 라이브러리 맞은편에서 열리는 노리마켓은 일부 연예인들이 직접 물건을 팔아 유명해진 곳. 모델 배정남과 임상효, 가수 조원선, 아트디렉터 박희정 등이 자주 나온다. 유럽 등지에서 들여온 브랜드 제품을 비교적 싼 가격에 구할 수 있다.

쇼핑 칼럼니스트 배정현 씨는 “패션잡지들이 연말이나 3월 신학기 시즌에 여는 벼룩시장을 찾으면 유명 브랜드의 알짜배기 상품을 1만∼2만 원에 살 수 있다”고 말했다.

○ 추억을 사고 싶다면

벼룩시장의 또 다른 묘미는 추억의 옛 물건을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동대문 풍물시장은 황학동 벼룩시장이 동대문운동장으로 고스란히 옮겨와 새 둥지를 튼 곳으로 매일 열리는 상설시장이다.

만병통치약부터 골동품에 가까운 고가구까지 독특한 물건이 즐비하다. 개장시간은 매일 오전 9시∼오후 7시로 등록된 상인들만 판매할 수 있다.

경기 파주시 헤이리의 만화영화박물관인 씨네펠리스 주차장에서도 일요일마다 추억을 파는 벼룩시장이 열린다. 어린 시절 누구나 찾던 불량식품부터 할아버지의 손때가 묻은 회중시계까지 다양한 물건이 나온다. 헌책은 ‘보물섬’이라는 곳에서 따로 판매한다.



○ 이국적인 문화를 원한다면

매주 일요일 오후 혜화동 로터리에는 필리핀 벼룩시장이 열린다. 인근 혜화동 성당으로 미사를 보러 오는 필리핀인 가톨릭 신자들이 많아 이곳에 자리 잡았다.

동성고 담을 따라 늘어선 20여 개의 좌판에는 필리핀제 샴푸와 향료, 양념 등이 선보인다. 쭈그러진 오이처럼 생긴 암빨라야, 타마린 스프, 필리핀 순대인 롱가네사 등 다양한 필리핀 음식도 맛볼 수 있다.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을 찾는다면 외국 벼룩시장에서 구해 온 물건을 파는 인터넷 쇼핑몰인 아자플리마켓(www.azacom.com)에 들러볼 만하다. 오프라인 매장으로는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본점(02-565-3325)과 코엑스몰(02-6000-3325), 목동점(02-2649-3349)이 있다. 그릇세트, 옷, 가방, 카메라 등을 싼값에 구입할 수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지의 벼룩시장 정보도 얻을 수 있다.

○ 아이들과 함께라면

뚝섬유원지에서는 일반 시민장터 외에 매월 셋째 주 토요일 ‘뚝섬 어린이 벼룩시장’(02-732-9998)이 열린다. 초등학생이 직접 판매를 체험해 보는 장터로 어린이를 동반하지 않으면 현장에서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어린이가 팔기에 부적절한 물건도 접수하지 않는다.

10대 청소년을 위한 벼룩시장으로는 매월 둘째와 넷째 주 토요일 오후 2∼7시 홍대 앞 주민광장에서 열리는 ‘땡땡마켓’(02-335-7710)이 있다. 서울시와 청소년위원회가 주최하고 ‘문화로놀이짱기획단’과 대안교육공간인 민들레사랑방에서 주관하는 행사다.

지하철 2호선 문래역 문래공원에서 둘째, 넷째 주 토요일 오후 1∼4시에 열리는 영등포 청소년 벼룩시장(02-2675-7776)도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높다.

○ 알뜰한 주부라면

2004년 3월 개장한 뚝섬 나눔장터는 지하철역에서 가깝고 한강시민공원 뚝섬유원지 중앙에 있어 주말 가족 나들이 장소로도 괜찮다. 장터에서는 다양한 중고 생활용품이 판매되고 친환경 이벤트도 열린다. 별도의 참가비 없이 판매 수익금의 10%를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하면 된다. 인터넷(www.flea1004.com)이나 전화(02-732-9998)로 사전에 판매 참가신청을 할 수 있고 당일 현장신청도 가능하다.

서초구가 운영하는 서초 벼룩시장(02-570-6490)은 매주 토요일 서초구청 앞마당에서 열린다. 중고물품만 팔 수 있는데 오전 7시 반에 시작해 오후 2시면 파장이 된다.

컴퓨터용품 전문 벼룩시장인 용산 벼룩시장(02-711-2375)은 용산전자상가 소속 70개 업체가 참여한다. 구 모델의 컴퓨터와 주변기기, 교육용 및 게임용 CD 등을 최고 50%까지 할인 판매한다. 오디오, 카메라, 진공청소기 등의 제품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개점시간은 매주 토·일요일과 공휴일 오전 10시∼오후 7시.